1. 소개
<우리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송정양 글, 전미화 그림)은 오랫동안 함께 산 반려견을 떠나보내는 순간을 아이의 시선으로 그린 책이다.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된 작품으로 이 후 그림책으로 옮겼다고 한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기 직전의 노견과 가족의 모습을 담았다는 점에서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라고 한다. 어리고 예쁜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하는 아이와 할머니가 늙은 개 사이의 신경전. 그리고 묵묵히 헤어지는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는 가족들의 모습이 잘 담긴 그림책이다. 잔잔하게 나이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그리고 반려동물을 잃은 모든 이에게 보내는 위로의 그림책이다.
2. 줄거리
아이는 반짝이는 털에 인형 같은 검은 눈동자와 매끈한 코를 가진 강아지를 가지고 싶다. 그런데 같이 살고 있는 건 털은 다 빠져서 듬성듬성하고 드러난 살가죽 위로 검버섯이 피어있고 아무 데나 똥을 싸는 늙은 개이다. 늙은 개 예삐는 20년을 산 할머니다. 예삐는 하루하루가 힘겨워 보이는데........
3. 감상평
이 책은 반려견의 죽음을 통해 이별의 과정을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잘 담은 책이다. 강아지를 소재로 한 책이라고 하면 발랄함과 귀여움, 친근함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은 할머니 개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윤기 잃은 털, 검버섯이 핀 피부를 가졌고 심지어 아무 데나 똥을 싼다. 제대로 걸어다니지도 못한다. 이런 늙은 개가 마냥 좋지 많은 않은 아이의 모습과 예쁘고 귀여운 강아지를 가지고 싶어하는 모습에서 아이다움이 그대로 묻어난다. 한편으로는 할머니 개가 어렸을 때 사진을 보며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리고 늙은 개를 오랫동안 길러온 부모님이 어떻게 점차 죽음을 받아들이는지 아이가 관찰하는 형태로 이별에 대한 슬픔과 여러가지 감정을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노견을 돌보고, 또 한편으로는 안락사를 고민하는 모습을 통해 마냥 슬프기 보다는 여러 복합적인 면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아이들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한 책이다. 아이들 역시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죽음 혹은 이별을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된다는 점에서 훌륭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